예전엔 안 그랬는데… 아들이 달라진 것 같아요
요즘 자꾸 이런 생각 들 때 있지 않나요.
‘우리 애 원래 안 이랬는데…’
예전엔 그래도 말이라도 했어요.
학교에서 있었던 일, 친구 이야기, 별것도 아닌 장난까지요.
엄마 옆에 괜히 와서 누워 있기도 하고, 뭐 먹냐고 냉장고 앞에서 기웃거리기도 하고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달라져요.
말수가 줄어요.
방문 닫는 시간이 늘고, 표정은 무뚝뚝해지고요.
예전엔 웃으면서 넘기던 말에도 예민하게 반응할 때가 생겨요.

“아, 좀…”
“알아서 해.”
“그만 물어봐.”
그러면 부모 마음이 철렁하죠.
‘내가 뭘 잘못했나?’
‘친구를 잘못 만난 건가?’
‘요즘 무슨 일 있는 건가?’
특히 사춘기 시작되면 아이 변화가 유독 크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같은 집에 있는데 갑자기 낯선 사람 같기도 하고요.
괜히 말 한마디도 조심하게 돼요.
“괜히 건드렸다가 또 짜증내는 거 아냐?”
눈치 보는 날도 생기고요.
솔직히 좀 서운해요.
예전엔 엄마랑 잘 지내던 아이였는데, 갑자기 거리 두는 느낌이 들면 마음이 허전하잖아요.
특히 친구랑은 그렇게 웃으면서 집에선 대화가 짧아지면 더 그래요.
‘이제 엄마는 필요 없는 건가.’
괜히 그런 생각도 들고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아이들도 꽤 혼란스러운 시기일 것 같더라고요.
몸도 변하고, 친구 관계도 중요해지고, 학교 스트레스도 늘고요.
괜히 이유 없이 짜증나기도 하고, 마음이 오락가락할 때도 많고요.
어른도 내 마음 설명 안 되는 날 있잖아요.
그런데 사춘기 아이들은 그 변화가 훨씬 클 수도 있겠더라고요.
그래서 어떤 날은 가까웠다가, 어떤 날은 밀어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요.
문제는 그걸 보는 부모 마음이 너무 흔들린다는 거죠.
괜찮은 건지 아닌지 모르겠고, 그냥 두면 안 될 것 같고요.
그래서 자꾸 확인하게 돼요.
“요즘 왜 그래?”
“학교에서 무슨 일 있어?”
“엄마한테 말 좀 해봐.”
그런데 또 물어볼수록 아이는 더 닫히는 느낌.
이럴 때 진짜 어렵죠.
붙잡자니 싫어할까 걱정되고, 놔두자니 점점 멀어질까 불안하고요.
그래서 저는 ‘예전 모습’이 자꾸 기준이 되는 걸 조금 내려놔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론 쉽진 않아요.
엄마니까 자꾸 비교하게 되죠.
‘예전엔 안 그랬는데.’
그런데 계속 그때 모습만 찾다 보면 지금 아이를 더 낯설게 느끼게 되는 것 같기도 했어요.
사춘기라는 게 원래 조금 달라지는 시기일 수도 있으니까요.
말투도 달라지고, 혼자 있는 시간도 필요해지고, 부모보다 친구가 더 중요해 보이는 순간도 생기고요.
그게 꼭 부모를 싫어해서라기보다, 자기 세상을 만들어가는 과정일 수도 있겠더라고요.
물론 선은 필요하죠.
말이 너무 거칠어지거나, 생활이 무너지거나, 표정이 유난히 어두워지는 건 그냥 넘기기 어렵고요.
하지만 단순히 예전보다 무뚝뚝해졌다고 해서 너무 빨리 ‘우리 애 변했다’고 단정하진 않으려고 해요.
대신 저는 요즘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되더라고요.
예전처럼 가까워지려고 애쓰기보다, 지금 방식으로 다시 가까워져 보기.
예전엔 종일 이야기했다면 지금은 짧게라도 연결되는 순간 만들기요.
“오늘 급식 뭐 나왔어?”
“저녁 뭐 먹고 싶어?”
“편의점 갈 건데 같이 갈래?”
별거 아닌 말들이요.
예전 같으면 시큰둥하게 지나갔을 대화인데, 사춘기엔 그런 짧은 말 한마디가 은근 오래 남기도 하더라고요.
그리고 부모도 너무 자신을 몰아붙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이가 달라진 것 같으면 부모도 같이 흔들릴 수밖에 없잖아요.
서운한 날도 있고, 괜히 울컥하는 날도 있고요.
저라도 그럴 것 같아요.
다만 한 가지는 조금 믿어보려고 해요.
지금 낯설어 보여도, 완전히 멀어진 건 아닐 수 있다는 거요.
오늘은 방문 닫고 들어갔어도, 또 어느 날은 냉장고 앞에서 갑자기 학교 이야기 툭 꺼내는 날도 오더라고요.
사춘기 아이는 참 알다가도 모르겠지만, 그래서 부모도 너무 조급해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일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