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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사춘기

사춘기 아들 공부 안 할 때, 계속 시켜야 할까 그냥 둬야 할까

by ppobeiji 2026. 5. 13.

“이걸 계속 시켜야 하나, 아니면 그냥 둬야 하나.”

아이 공부 문제를 두고 가장 많이 하게 되는 고민이 이거인 것 같습니다. 해야 할 걸 알면서도 계속 미루고 있는 모습을 보면, 부모 입장에서는 답답함이 쌓일 수밖에 없더라고요.

저도 어느 순간부터 아이 공부 때문에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지금 해야지”, “미루면 더 힘들어” 이런 말을 하루에도 몇 번씩 하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말을 하면 할수록 더 안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오히려 책상 앞에 앉는 것 자체를 더 싫어하는 것 같았어요. 그 모습을 보면서 ‘이게 맞는 방법인가’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한 번은 일부러 아무 말도 안 해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냥 지켜보면 스스로 하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었어요.

그날 결과는 기대와는 조금 달랐습니다. 결국 늦은 시간까지 미루다가 겨우 하거나, 아예 안 하고 넘어가는 날도 있었거든요. 그걸 보면서 다시 고민이 시작됐습니다. 역시 계속 시켜야 하는 건가 싶어서요.

그런데 계속 겪다 보니까, 이걸 단순히 “시킨다 vs 안 시킨다”로 나눌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춘기 아들 공부 안 할 때, 계속 시켜야 할까 그냥 둬야 할까

 

 

가만히 보니까 아이가 공부를 안 하는 이유도 매번 같지 않더라고요.

어떤 날은 정말 하기 싫어서 미루는 것 같고, 어떤 날은 양이 많아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서 미루는 느낌이었습니다. 또 어떤 날은 그냥 피곤해서 손을 못 대는 경우도 있었어요.

그런데 저는 그걸 다 똑같이 보고 “왜 안 해”라고만 말하고 있었던 거죠.

그래서 그다음부터는 접근을 조금 바꿔봤습니다.

아이에게 “왜 안 했어?”라고 묻기보다는, “오늘 해야 할 게 뭐야?”라고 물어봤어요. 이 질문 하나로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습니다. 지적받는 느낌보다는 같이 정리하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해야 할 걸 같이 확인한 다음에는, 그 이후는 일부러 한 걸음 물러나 보려고 했습니다.

예전처럼 중간중간 계속 체크하지 않고, 일단 맡겨보는 쪽으로요.

처음에는 솔직히 불안했습니다.

제대로 할까 싶기도 하고, 결국 또 미루는 건 아닐까 걱정도 됐어요. 실제로 그런 날도 있었고요.

저희 집도 한 번 크게 부딪힌 적이 있었습니다. 그날은 숙제를 계속 미루다가 결국 늦은 시간까지 안 하고 있었거든요.

참다 참다 말을 했는데, 아이도 이미 하기 싫은 상태라 그런지 바로 짜증 섞인 반응이 돌아왔습니다. 그 순간 저도 감정이 올라와서 말이 세게 나갔고, 결국 서로 언성이 높아지게 됐어요.

그날은 공부는커녕 분위기만 완전히 망가진 채로 끝났습니다.

그 일을 겪고 나서 느낀 건, 이미 하기 싫어진 상태에서 아무리 말을 해도 잘 안 먹힌다는 거였습니다. 오히려 그 순간에는 공부보다 감정이 먼저 올라오니까, 무슨 말을 해도 부딪히기만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이후로는 아이 상태를 조금 더 보려고 했습니다.

하기 싫어하는 기색이 보이면 그 순간에 밀어붙이기보다는, 시작할 수 있는 타이밍을 다시 보는 쪽으로요.

예를 들어 “지금 바로 해”라고 하기보다는, “언제쯤 시작할 생각이야?”라고 물어보는 식으로 바꿨습니다.

이렇게 하니까 아이도 덜 거부감을 느끼는 것 같았어요.

완전히 바로 시작하지는 않더라도,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이 생기는 느낌이었습니다.

또 하나 바뀐 건, 제가 말하는 횟수였습니다.

예전에는 계속 확인하고 계속 말했는데, 지금은 한 번만 말하고 기다려보는 쪽으로 바꿨습니다.

처음에는 답답했지만, 계속 해보니까 조금씩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완벽하게 하는 건 아니지만, 스스로 시작하려는 날이 생기고, 늦게라도 마무리하려는 모습이 보이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느낀 건, 속도는 느려도 방향은 맞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맡겨둘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스스로 관리하는 게 익숙하지 않은 시기이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저는 ‘완전히 맡기는 것도 아니고, 계속 간섭하는 것도 아닌 상태’를 유지하려고 합니다.

필요한 순간에는 한 번 방향을 잡아주고, 그 이후에는 아이가 해볼 수 있게 두는 방식입니다.

이게 말로는 쉬운데 실제로 해보면 쉽지는 않습니다. 어떤 날은 또 답답해서 말을 하고 싶어지고, 예전처럼 하나하나 확인하고 싶어질 때도 있어요.

 

사춘기 아들 공부 안 할 때, 계속 시켜야 할까 그냥 둬야 할까

 

 

 

그래도 한 가지는 분명히 느끼고 있습니다.

계속 시키는 방식으로는 오래 가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아이도 점점 더 반응이 거칠어지고, 결국은 공부 자체를 더 싫어하게 되는 느낌이었거든요.

그래서 요즘은 공부 양이나 결과보다, 스스로 해보려는 흐름이 있는지를 더 보려고 합니다.

조금이라도 시작하려는 모습이 보이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려고요.

사춘기 시기에는 공부를 완벽하게 하는 것보다, 공부를 완전히 놓지 않게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아직 계속 시행착오를 겪고 있습니다. 어떤 날은 잘 되는 것 같다가도, 또 어떤 날은 처음으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어요.

그래도 예전보다 한 가지 달라진 건, 조금 덜 급해졌다는 점입니다.

지금 당장 결과를 만들려고 하기보다는, 길게 보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계속 시키는 것과 그냥 두는 것 사이에서 우리 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한 번 찾아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정답은 하나가 아니라는 걸 인정하니까, 오히려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습니다.